2005년에 처음 먹어봤던 도다리쑥국. 첫발령지인 남해의 어느 식당에서 은사님께서 사주셨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얻어먹는 처지에 메뉴를 따질 수는 없었고 선생님 앞이라 맛있는 척하며 먹긴 했지만 도다리도 쑥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봄이 되면 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남해에 근무하는 5년 동안 매년 봄이며 은사님, 선배님들의 손에 이끌려 이 도다리 쑥국을 먹으러 다녔지만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의무방어전용 음식일뿐 도무지 입에 맞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내륙 지역인 진주에서 근무했던 5년 동안은 먹을 일이 거의 없었기에 잊고 살다가 다시 바닷가인 고성에 발령받고 학년부 첫회식으로 먹었던 음식이 도다리쑥국이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그 지겨운 음식과의 인연이 다시 시작되는건가 하며..
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망울을 터뜨리기 직전, 사랑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것이 이뤄지기 직전,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바라는 바의 성취를 목전에 둔 순간. 꽃이 피고, 사랑이 이뤄지고, 소원을 성취한 순간부터 아름다움이 시들해지고, 사랑이 식어가고, 기쁨이 사라지는 이유는 우리가 항상 한순간 뒤를 바라보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 목련의 망울이 터지기 전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를 이루고 나면 공허감에 빠지고 또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내 모습을 돌아본다. 항상 터지기 직전의 그 꽃봉우리 같은 모습,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다.
어머니 마스크 챙겨드리러 진주에 갔다. 그동안 다른건 사드려도 그렇게 좋아하시지 않더니 마스크 몇장에는 아들, 며느리가 엄마를 이리 생각해주니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돈 6000원으로 이런 효도를 할 수 있다니 기분이 묘했다. 통영으로 돌아오기 전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진주성을 한바퀴 돌았다. 오픈된 공간이라서 괜찮겠지 싶어서. 순시 깃발이 꽂혀있는 곳을 따라 돌고 있으니 조선시대에 이런 역병이 돌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진주성의 문은 굳게 닫히고 성밖의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갔겠지. 병사들은 성벽을 따라 순찰을 돌며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을것이고. 역병으로 죽어가는 순간에도 나랏님 욕 한번 맘편히 못했을 그 시절과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걸 알면서도 대통령 욕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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