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가본 당촌식당. 좋아했던 크림브륄레와 당촌라떼는 사라졌지만 오랜만에 먹으니 예전보다 맛있었던 바지락밥이 참 좋았다. 달래장에 비벼먹으며 2년 전에는 왜 이걸 싫어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맛이 크게 변하진 않았을테니 그동안 내 입맛이 변한거겠지. 함박스테이크도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도 대단한 특징은 없지만 무난하게 먹기 좋은 맛. (스파게티보다 링귀네를 더 좋아해서 이 집 면이 마음에 들었음.) 뭔가 예전같은 손님 친화적인 느낌은 사라져버렸지만, 2년동안 돌아다니며 워낙 인테리어 멋진 가게들을 많이 봐서 처음 봤을때 참 예쁘다 싶었던 그 느낌은 빛이 바랬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같은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자니 동네 단골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좋더라. 다음에 들릴때는 또 몇년의 시간이 흘러 ..
통영에 사는데도 세병관이나 충렬사 같은 사적지에 데려가본 적이 없다는게 갑자기 떠올랐다. 아빠가 국사 선생인데 다른 애들보다 더 역사와 관련된 체험을 못하고 살았구나 싶어 시간이 날때마다 한군데씩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궁금해하지 않을 역사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고 이곳이 어떤 역할을 하던 건물인지는 알지도 못할 진진이였지만 세병관의 넓은 마루는 꽤 마음에 든 듯 한참을 돌아다니며 노는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시간이 지난 후 진진이는 촉석루가 내게 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곳을 기억하게 될까?
복잡 미묘하고 불편한 감정의 근원에는 슬픔이 존재하고 있었다. 돈 2만원에 동원되었든, 자신의 신념에 따라 나섰든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다른 길 위에 서있었다는 것. 그 사람들과의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고 어느 한쪽이 포기하고 사라져야 이 모든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슬픔. 다시 등장한 서북청년단의 이름과 휘날리는 일장기를 바라보며 강제합방을 맞이하기 전 일진회가 저런 활동을 했겠거니 싶어 긴 한숨을 나왔다. 사람이 만들어낸 미세먼지 같은 답답함에 창밖을 바라보니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이토록 청명하기만 하다. 풍경에 기대어 이 슬픔을 이겨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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