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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도에 개설한 이 블로그는 철저하게 개인 공간으로 운영해왔다. 한때 하루 방문자가 20000명 정도에 이를 때도 있었으나 상업적으로 키울 생각이 전혀 없어(그럴 의도가 있었으면 애초에 네이버블로그를 사용했겠지.) 그 흔한 광고배너 하나 달지 않았고 블로그 리뷰 전성기 시절에 있었던 몇몇 요청에 대해서도 나와 내 블로그의 성향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했었다(소니 체험단 활동을 진행하면서 올린 리뷰를 제외하면 댓가성 포스팅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 블로그 초창기에 책 리뷰 두번 정도 있었구나.). 직장 생활로 한창 바빴던 몇년전 이곳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는 생각에 한동안 블로그 관리에 소홀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방문자 수는 꾸준히(?) 줄어 지금은 일일 방문자 500-1000명 정도를 오가는, 누구도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개인 블로그로 바뀐지 오래다. 지금 이 블로그의 가장 중요한 독자는 나, 그리고 나의 지인들, 오랜 시간동안 이 블로그를 보고 계실 나도 모를 어떤 분들이다(얼마나 잘사는가 두고보자는 심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몇명쯤 있음을 알고 있다.). 사람들의 유입을 바라며 억지 관심을 끌만한 포스팅을 하지도 않고 어떤 업체의 부탁을 받아 그들에게 유리한 글을 쓰거나 다른 업체를 저격하는 글 따위는 쓰지 않는다. 철저하게 내 개인 취향에 따라 쓰고 싶은걸 쓰고 찍고 싶은 걸 찍어 올린다.

 얼마전 다녀온 한 식당에 대한 감상을 포스팅했는데 그곳의 항의를 받고 글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대단한 맛집 블로그도 아니고 네이버 상위노출도 되지 않는 이 곳의 글을 어떻게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업체 주인 입장에서는 기분이 씁쓸할 수도 있겠다 싶어 바라는대로 조치를 취해드렸다. 근데 그 이후 내 마음이 영 개운하지 않다. 여기 이 다락방은 내가 겪은 것에 대한 감상을 올리는 곳에 불과하다. 다른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운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 내가 써놓은 글들을 보며 예전의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지표로 삼기 위해, 지인들과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남기는 소소한 흔적들을 누군가의 시선을 걱정하며 필터링을 해야 한다는게 목에 가시가 걸린듯 불편한 느낌을 준다. 어제도 다녀온 한 식당에 대해 글을 쓰다가 그냥 지워버렸다. 별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평범하다는 말만 써도 항의 댓글이나 전화를 받을까 신경이 쓰여서였다. 통영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취향에 맞는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만나게 된다.통영로그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두고 그 모든 것을 쌓아가는 것이 내 삶의 재미 중의 하나였는데 앞으로는 평범하거나 부족했던 곳은 기록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다. 통영 맛집 검색을 해보면 천편일률적으로 맛있어요라는 글 밖에 볼 수 없어 의아했다.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