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와 흑백이 혼재해 있었던 짧은 서울행. 사진을 하면서 많은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고생을 했었다. 그중 제일 컸던 것은 되도록 감도를 올리지 말고 찍어야 한다는 잘못된 고집. 최고의 화질을 뽑아내기 위함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감도 100을 고집하느라 의도치 않은 흔들린 사진을 많이 찍어냈던게 불과 몇년전까지의 일이다. 가끔 낮에도 감도를 올리고 찍는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우습기만 하지만.... 그것과 동급의 무게로 아직까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편견 중 하나는 한 이야기에서 흑백과 컬러가 공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흑백이면 흑백, 컬러면 컬러 하나의 방법으로 통일해야한다는 고집 때문에 이야기를 제대로 끌어나가지 못할 때도 있었고 컬러로 둘때 훨씬 좋았던 사진을 흑백으로 변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
통영 죽림 해안도로가에 모노비라는 카페가 있다. 커피도 맛있고, 음료도 맛있고, 케잌도 맛있으며 심지어 친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위의 모든 장점은 내가 이 집에 자주가는 이유가 아니다. 점심 무렵 이 집의 창가 제일 구석진 자리는 내가 가본 어느 카페보다 인물사진, 특히 흑백 인물사진이 잘나오기 때문이다. 자연광을 은은하게 받을 수 있는 위치에다 뒷배경이 노출 콘크리트라 몇년간 흑백 인물 사진관에서 유행했던 배경의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배경과 인물간의 거리감도 적절하다. 그래서 항상 이 집에 가면 그 자리에 앉아 마주하고 있는 사람의 인물 사진을 찍는다. 혹시나 좋아하는 사람의 흑백 인물 사진을 찍어두고 싶다면 (그리고 마침 통영에 있다면) 카페 모노비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사진을 찍으라 ㅋ 심..
통영을 걷다. 내겐 어디나 거기서 거기. 아주 보편적인 공간이었을 뿐.
금계륵의 야경테스트나 한번 해보려고 강구안에 나갔습니다만 불경기라서 그런지 아름답던 조명들이 많이 꺼져 있더군요. 그래서 애써 챙겨간 삼각대는 의미도 없이 야경은 접게 되었습니다. 강구안을 잠시 걸으며 스냅 사진만 몇장 찍다 돌아왔네요. 사람으로 넘치는 이곳도 불경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초상화가님이 손님도 없이 한참동안 자기가 그린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게 왜그리 가슴 짠하던지.... 야간 스냅에 금계륵을 사용해보니 저조도에서도 빠릿한 AF가 참 좋았습니다. 물론 2.8의 조리개로도 감도를 꽤 올리고 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노이즈 꽃이 피긴 했지만 100% 크롭으로 보니 티테일은 살아있어 맘이 흐뭇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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