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ry thought/As teacher

또 한번의 수능 감독을 마치며

coinlover 2024. 11. 14. 22:09

 

 

수능 감독을 하고 나와서 느낀 바. 

 

1.

 

하루종일 핸드폰 없이 살아도 별 문제 없는걸 보니 핸드폰 중독은 아니었구나. 더불어 핸드폰을 차에 두고 감독하러 갔다가 돌아오니 문자 몇통, 카톡 몇개뿐. 사는데 지장이 생길 만한건 전혀 없었다. 조금 서글프기도 했지만 이게 내 삺. 

 

2.

 

민원이라는건 정말 생각하지도 않았던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구나.... 이건 참.... 그냥 말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오늘 하루 고생하신 모든 감독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감독 중 나도 모르게 하품을 했나본데 시험 마치고 한 학생 - 내가 감독한 교실에서 시험쳤나 봄-이 자기들한테는 중요한 날인데 감독이 하품을 해서 섭섭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 나는 전혀 모르는 학생이고 우리학교 애도 아니다.  

 

3.

 

일년에 한번밖에 쓸일이 없지만 결혼 패물로 100% 아날로그 시계를 사뒀던게 쓸데가 있구나. 학생들 시계 확인하는데 롤렉스가 있어서 깜놀. 진품인지 가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젠 학생이 롤렉스차고 수능보러 오는 시대. 

 

4. 

 

11월 중순인데 날이 더워 에어컨을 틀고 시험친 시험실이 있다. 수능의 중요성이 나날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수능한파라는 것도 시대 속으로 사라지는 듯. 

 

5.

 

1, 3, 4교시 감독을 하고 나오니 무릎이 시큰거렸다. 해가 지날수록 감독하는게 부담스럽다. 몇년 지나면 이 짓을 일년에 두번씩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수능날 왕이 되는 수험생들을 하루 종일 모셔야하는 시종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