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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금요일 퇴근하고 아파트 주차장에서 와이프 기다리던 중 쾌청한 날씨가 내 기분까지 맑아지게 만들었다. 마침 카메라에 광각렌즈가 마운트 되어 있어서 몇컷 찍었더니 괜찮은 사진이 몇장 담겼다. 죽림에 있는 이자까야에서 가볍게 생맥 두잔, 컵사케 한잔. 통영에 냉동 시판 제품말고 수제 가라아게 하는 집 있으면 추천 좀.... 지금은 사라져 버린 진주우동의 가라아게가 너무 그립다. 어디가서 그 맛을 다시 찾을까? 정희형과 형수님께서 통영에 내왕하셔서 점심부터 커피까지 풀코스로 사주셨다. 백서냉면과 카페 101호.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도 자식 일 앞에서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그도, 나도, 모두다. 그게 부모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학교 애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밥이 코로..
대부분 정리하고 남은게 이정도. 몽블랑 마이스터스튁149, 그라폰 클래식 퍼남부코, 그라폰 기로쉬, 파일롯트 커스텀 743, 라미2000 스테인리스는 계속 사용하는거라, 파버카스텔 이모션은 제자의 선물이라서 남긴거고 나머지는 팔아봐야 돈이 안되는 것들이라.
라미 사파리 샤프 프렌치 블루, 기능도 디자인도 특별할 건 없는데 색이 너무 예쁘다. 라미 사파리와 라미 쿠루토가 인사이드. 그립감은 쿠루토가 인사이드가 더 좋은데 무게 중심은 라미 사파리가 좀 더 잘 잡혀 있는듯. 이건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부분. 유니볼 젠토 시그니처 한정판. 소문대로 필기감은 좋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굳이 이 가격에 이걸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가끔 아무 생각없이 진주 상평공단, 통영의 조선소 지역을 걷곤 한다. 기름 냄새, 그라인더로 절삭할 때 나는 그 매캐한 냄새를 좋아한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삶의 고역 같은 것일텐데, 천사 같은 아이들과 고상하고 지적인 사람들에게 치이고 치이다가 맡는 그 유쾌하지 않은 냄새들이 이상하게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공장들이 있는 길을 걸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진들을 찍고 있으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관찰력과 대단한 시간적 여유를 가진 사람인양 기분이 좋아진다.
앞만 보며 걸어올라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인식하고 있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물러나 버리는 풍경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내려 놓았을 때 비로소 진짜 가치가 보인다 같은 진부한 얘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이 너무 와닿아서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를 봤다. 주인공의 행동에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그 마음만은 절실히 이해가 돼서. 무정형의 것을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정착시키려 힘쓰는 사람이라면, 그것에 인생의 많은 부분을 걸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상대적 빈곤감과 불안함을 어느 정도는 겪어 봤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얇은 얼음막, 차라리 너머의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괴로움도 없을 테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형상을 쫓는 실체 없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 그만둬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이제 그것을 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진 이들의 마지막은 어떤 갈래로 나뉘게 될까?
또 이상한 짓을 하고 있지. GFX100II라는 1억화소 중형카메라의 센서 성능을 전혀 감당해내지 못할 M42 렌즈를 마운트 해서 한두장 찍어보고는 결과물이 재밌다는 뻘소리를 하고 있지. 집에 오브제로 보관해뒀던 M42마운트 44-2 렌즈, 이걸 대체 어떤 경로로 손에 넣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이렇게 사용을 해본다. 영상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감성적인 결과물 때문에 꽤 인기 있는 렌즈라고 한다. 특유의 회오리 포케가 어떻게 나올지 맑은 날 숲속에서 사용해봐야겠다. 44-2 로 찍어본 삿포로 소라치 1984 마지막 캔. 소프트한 느낌이 나쁘지 않다. 오늘은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이 너무 심한 날이라 맥주를 안마실 수가 없다.
누군가는 절정의 환희를 맛보고 있을 그 순간 누군가는 절망의 나락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이 잔혹한 삶의 레이어.
중간고사(요즘은 1차고사라고 한다. 기말고사는 2차고사) 일주일 남았는데 공부는 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만.
2025년 1월에 GFX100S를 들인 후 소니 풀프레임과 병행해 사용하다 주력 시스템을 GFX로 바꿔도 되겠다는 판단이 서서 소니 제품을 모두 정리했다. 내가 디지털 카메라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성능은 화질이므로 소니에 비해 불편한 AF와 편의기능, 그리고 부피와 무게 등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1년 동안 GFX100S를 사용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 AF였다. 정적인 피사체를 주로 촬영하는지라 속도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중거리와 원거리에서의 AF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많은 사진가들이 근거리와 원거리 초점이 잘맞는지만 체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중거리 특정 구간에서 AF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화질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중고 렌즈 판매하는 사람들 중 근거리 화질만 잘 나..
매년 4월이면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사서 본다. 요즘 6000원대에 살 수 있는 책이 어디 흔한가? 오랜 시간 책을 잡고 있지 못하는 내게는 이런 단편 모음집이 마음 편해서 좋다. 수업 마치고 쉬는 시간에 한편 씩 읽으면 딱. 한동안 특정 주제에 천착하는, 특정 바운더리의 작가들만 뽑히는 듯한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은 적이 있어 그만 사려고 했는데 요 몇 년은 정상화가 되어 젊은 작가 특유의 다양성과 재기 발랄함이 돌아왔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 불금이라서 마지막 남은 산토리 마스터즈드림. 24캔 사서 아무도 안 주고 혼자 다 마셨네. 정말 맛있었다. 내 인생 맥주. 얼마 전 다원에서 사 온 수도수. 말할 필요 있나. 최고의 맥주 중 하나! 토요일 아침, 일이 있어 대전 가려고..
후지 인스탁스 미니 필름을 사용하는 신형 포토프린터. 핀터레스트에서 저장한 이미지를 모아서 따로 관리하고 출력할 수 있다는 것을 제품 컨셉 중 하나로 밀고 있는지라 텍스트 등을 인쇄할때 선예도가 개선됐다는데 일반 사진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출력해보니 뭐가 나아졌는지 육안으로 구분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다. 이 작은 출력물에서 그런게 구분되는 사람이 있을지. 미니 필름을 사용할 수 있는 프린트가 필요했고 디자인이 내 취향이라 만족스럽다(플스2 디자인과 유사한 듯). 대부분의 인스탁스제품이 그렇듯 소재는 거의 다 플라스틱이다 (스트랩 고리 부분만 금속).
금요일 저녁 야자감독. 다른 날도 힘들지만 불금에 복도에 앉아 애들 지키고 있는건 여러모로 고역. 불금에 맥주 못마신게 너무 아까워서 토요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새맥(새벽맥주)으로 미스터리브루잉 비터. 페일에일 치고는 색이 무겁네. 비터는 분명이 써서 붙인 장르 이름일텐데 왜 쓴맛이 안느껴지나. 인생이 써서 그런가? 진주가 낳은(실제로는 산청인가?) 대문호 조경국 방주님께서 거제 책방 연결에 강연하러 가신다길래 거제 맛집 버거맥에서 경남 최고의 수제버거를 대접해드렸다. 나도 한 1년만에 들린 것 같은데 눈썰미 좋은 사장님은 여전히 알아봐주셨고 버거맛은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다. 수제버거와 밀크셰이크와 치즈프라이를 순삭시키고 몇걸음 옆의 카페 리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조방주님께서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