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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통영 음식이 좋다고 하는데

 

저는 초딩 입맛이라 그런지 통영음식이 잘 안맞았습니다.

 

해산물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지라 미식가들이 거품을 물고 칭찬하는 그 맛집들이

 

제게는 너무 먼 산 같이 보였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통영에도 캐쥬얼한 느낌의 맛집들이 많이 생겨서

 

저같은 미린이(미식어린이)도 숨통이 트이고 있습니다.

 

통영 음식 문화 중 제일 아쉬웠던 것 중의 하나가 제대로된 냉면집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고기집에서 파는 냉면도 맛있지만 그래도 냉면 맛집이 가지는 무게감과는 확연히 다른지라

 

냉면이 먹고 싶으면 인근 진주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지요.

 

근데 드디어 통영에도 냉면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생겼습니다.

 

봉수골에 있는 백서냉면이 바로 그곳이예요.

 

통영에 사는 페친들이 칭찬을 하길래 한번 가보려고 맘만 먹고 있었는데

 

마침 와이프가 맛집을 찾았다고 가보자고 한 곳이 거기였었습니다.

 

와이프는 비빔냉면, 저는 물냉면을 시켰는데

 

제 입에는 비빔냉면이 딱 맞더군요. 일반적인 비빔냉면과 달리 양념이 그리 자극적이지 않아서

 

먹기 좋았습니다. 다른 집 비빔냉면은 매워서 못먹는 제가 물 대신 비빔시킬걸 하고 생각했으면 말 다한거죠 ㅋㅋ

 

물냉면은 평양냉면 스타일로 대단히 슴슴한 맛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대기라도 풀어서 먹고 싶었는데

 

주인 분께서 직접 오셔서 먹는 법을 설명해주시는데 되도록 다른거 첨가하지 말고 무김치만 좀 넣어서 먹으라고 하셔서 ㅠ_ㅠ

 

(이렇게 먹는 법 설명해주시는걸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좀 싫어해요 ㅋ

 

예술이든 음식이든 일단 내놨으면 그 후 해석은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맡기는게 제 스타일이라 ㅋㅋㅋ)

 

비빔냉면 한젓락에 물냉면 육수 한모금 먹으니 궁합이 환상적이더군요.

 

모처럼 냉면다운 냉면은 먹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날이 점점 더워질텐데 냉면 먹으러 멀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행복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