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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렌즈 얘기를 좀 해보려 한다.

 

사진에 나온 렌즈는 오른쪽이 Nikkor Af-s85mm F1.4 니콘의 85mm화각대 최고급렌즈이고

 

왼쪽은 국내 기업인 삼양광학에서 만든 Polar 85mm f1.4렌즈로 뛰어난 화질로 인해 삼짜이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가격이 거의 열배 차이나는 두 렌즈를 같은 위치에 놓고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삼짜이스 렌즈가 본인이 몇년간 찾아 헤맨 사진의 한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프 설겆이를 도와주다가

 

주방 밖으로 보이는 야경이 꽤나 아름답다는 걸 느꼈다.

 

한번 쯤 찍어봐야지 하고 했던 북신만 S라인이 제일

 

아름답게 나오는 곳이 우리 집이었다니....

 

어쨌든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쳐업고 우리집 15층에서 야경을 찍었다.

 

D4에 Nikkor af-s 85mm f1.4렌즈

 

화각이 완벽하다. 군더더기가 전혀없는 프레임.

 

벌브 장노출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지만 노출시간 30초에서 깔끔하게 라인이 이어진다.

 

꽤나 마음에 드는 야경.... 하지만 뭔가 하나가 부족해보인다.

 

그것은 바로 가로등 조명의 빛갈라짐.

 

야경에서 빛갈라짐에 이렇게 집착하는건 별로 좋지 않다고들 한다.

 

모사이트에서 접한 정보로는 빛갈라짐을 신경쓰는 사진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소일지라도

 

갖춰져서 더 나아질 것이라면 갖추는게 나은거다.

 

니콘에서 리뉴얼되고 있는 N코팅렌즈들의 성능은 참 대단하다.

 

기가 막힌 해상력... 게다가 역광에서 플레어 억제력은 가끔 찬탄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하나 맘에 안드는 것이 바로 이 빛갈라짐.

 

9매의 원형조리개를 사용함으로써 배경흐림에서의 빛망울은 정말

 

아름답게 나오게 되었지만

 

빛갈라짐은 예전의 렌즈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을 주게 되었다.

 

AF20mm F2.8, AF35mm F2, Mf 50mm F1.4 등의 렌즈가 보여줬던

 

그 베일 것 같은 느낌의 빛갈라짐은 구경하기 힘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삼식이 야경 사진. 저 단아한 8PT의 빛갈라짐이 보이는가?)

 

 

개인적으로 최고의 빛갈라짐을 보여주는 렌즈는

 

소위 삼식이라 불리는 시그마 30mm F1.4렌즈였다.

 

(몇년전까지 삼식이는 크롭바디의 완소 아이템이었다.

 

국내에서 시그마라는 서드파티 렌즈회사의 위용을 알린 대표작이기도 하고....

 

니콘 Af-s 35mm F1.8렌즈의 발매로 그 대단함이 약간 희석되긴 했지만

 

여전히 크롭바디 렌즈 중에서 삼식이 만큼 매력적인 렌즈는 드물다.

 

핀맞는 삼식이는 무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나도 삼식이 때문에 크롭바디를 사용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렌즈는 크롭바디 전용이기 때문에 풀프레임에서 사용할 경우

 

화각과 화소에서의 손해를 감수해야한다.

 

그 대안을 한창 구상하다가 3년 전에 찾은 것이 바로

 

삼양광학에서 만든 Polar 85mm F1.4렌즈였다.

 

한국 제품이라는 것에 더해 뛰어난 화질로 인해

 

삼짜이스(삼양과 굴지의 광학회사 칼짜이스의 합성어)라고 칭송받았던 이 렌즈.

 

하지만 내가 주목했던 것은 이 렌즈의 해상력이 아니라 야경에서의 빛갈라짐이었다.

 

실제로 주관적인 사진 느낌은 모든 면에서 Nikkor Af-s 85mm F1.4가 앞선다.

 

(당연할 수 밖에 없다. 삼양렌즈는 중고가 25만원에 구입했고 니콘렌즈는 그 10배에 가까운 가격에 구입했으니)

 

하지만 이 빛갈라짐 하나 때문에 같은 화각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삼양 85mm를 방출할 수가 없다.

 

 

 

 

어떤가 이 사진은?

 

첫 사진과 완전히 같은 바디, 같은 세팅에 렌즈만 바뀐사진이다.

 

뭔가 좀더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이 사진의 빛갈림이 첫 사진과 달리 난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빛갈라짐 하나만으로도 사진의 느낌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렌즈를 사용해보면서

 

그 렌즈들이 가진 독특함을 느낀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여유가 된다면 다양한 렌즈를 경험해보라고 얘기하곤 한다.

 

(물론 이건 사진 실력 향상과는 별 관계는 없다. 단순한 재미의 문제다.)

 

비록 지금은 돈이 없어서 렌즈를 구매할 수는 없지만

 

총각 시절 대부분의 니콘 마운트 렌즈를 겪어본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ㅋㅋ

 

 

 

 

 

 

삼양 35mm F 1.4렌즈 역시 이와 같은 빛갈라짐을 보인다.

 

이건 렌즈 상식인데 조리개 날 수가 홀수인 경우는 날의 개수의 두배 양의 빛갈라짐이 생기고

 

조리개 날의 수가 짝수인 경우는 날 수만큼의 빛갈라짐이 생긴다. 참고하시길....